양자화학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의 기본단위인 원자 내부 구조와 분자 간의 결합 및 재배열의 변화과정을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규명하는 학문이다. 현대 물리학을 구성하는 핵심 이론인 양자역학을 화학반응에 접목시킨 양자화학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1. 양자화학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화학이라 하면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의 성질 또는 변화과정이나 반응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양자화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는 생소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양자화학은 기존의 고전역학 개념으로는 설명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미시세계의 특성을 다루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 다소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간단히 원리 및 이론만 파악하고 수학 공식을 배제한 상태에서 들여다보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물론 깊이 들어가면 난해하고 어렵긴 하지만 적어도 기본 개념만 이해할 수 있다면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생각된다. 복잡한 수식 대신 간단한 설명으로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하려고 한다. 이와 같이 접근하다보면 자연과학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
2. 양자역학의 내용
양자화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을 먼저 알아야 한다. 따라서 양자역학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다음의 다섯 가지 고전역학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으나 새로운 개념 즉 양자역학으로 설명 가능했던 부분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1) 에너지의 이산성
우리 주변의 네온사인에서 흔히 볼 수있는 현상으로 소듐등에서 나오는 오렌지색의 빛, 수은전등에서 나오는 청백색의 빛, 그리고 할로겐등에서 나오는 흰색의 빛들은 각각의 원자에서 방출되는 고유한 것이다. 이러한 빛들은 에너지를 원자에 공급하면 원자들이 들뜬상태가 되고 이 상태에서 다시 안정한 상태로 돌아올 때 빛을 방출하게 된다. 방출되는 빛의 파장은 바로 들뜬상태와 안정한 상태의 에너지 차이와 동일하다. 각각의 원자마다 이러한 상태의 에너지가 다르므로 당연히 각 원자에서 나오는 빛의 색깔도 달라지게 된다. 즉 전자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은 원자의 고유한 성질이라 할 수 있다. 에너지 차이가 크면 클수록 에너지가 강한 청색 빛이 나오게 된다. 에너지 차이가 작을수록 적색에 가까운 빛을 방출한다. 이렇듯 원자에서 빛의 방출은 전자 준위의 전이가 필요한데 실제로 전이를 하는 것은 원자 속의 전자이다. 원자 속 전자가 처해있는 상황은 특정에너지에 해당되는 상태들에만 존재할 수 있다. 이것은 각각의 원자에서 나오는 빛이 특정 파장의 빛만 나온다는 실험적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이러한 원자 속의 이산 된 에너지 상태는 양자역학으로만 설명이 가능하다.
2) 빛은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
빛에 대한 연구를 하던 중에 일부학자들은 파동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고, 또 한편에서는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각각의 이론을 지지하는 실험들이 뒤따랐으나 순전히 파동이론, 혹은 순전히 입자이론 만으로는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연구를 거듭하여 빛이란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923년에 deBroglie는 빛이 파동의 성질을 띨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1927년의 Davisson과 Germer의 실험에 의해 이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동시에 입자이며 파동 일수가 있는가. 일단 빛이란 입자들이 파동과 같은 식으로 아래위로 반복되는 형태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사실 빛과 물질은 입자로 되어있다. 단지 파동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특별한 위치에서 입자가 존재하는 확률의 차이 때문이다. 즉 빛이 파동으로 보이는 이유는 각 입자가 확률적으로 특정위치에 많이 모여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이는 패턴이 확률적으로 있을 수 있는 위치에 모인 결과가 마치 파동적인 모양을 이루고 있다.
3) 양자의 투과현상
양자 투과현상은 가장 흥미로운 양자현상이다. 파동은 입자가 특정 위치에 존재할 확률에 의해 결정된다. 이렇게 결정된 확률적인 파동이 에너지 장벽을 접하게 되면 파동은 반사되어 되돌아오나 아주 작은 일부는 장벽을 투과하여 새어 나오게 된다. 이것을 양자 투과라 한다. 고전 역학적으로는 에너지장벽의 높이가 입자의 운동에너지 보다 높으면 입자는 장벽을 넘을 수 없다. 가령 공을 벽에다 던진다고 생각해 보자. 아무 세게 던져도 벽을 통과할 정도로 공을 던질 수는 없다. 그래서 항상 공은 반사되어 나온다. 그러나 공의 질량이 전자와 같이 작은 경우에는 아주 작지만 확률적으로 공이 벽을 투과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양자투과이다. 물론 벽에는 아무런 손상도 입히지 않는다. 양자 투과를 역으로 예를 들면 이번에는 에너지 장벽이 아니라 기존의 장벽이 낮아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즉 구슬을 평평한 탁자 위에서 굴린다고 가정하자. 구슬이 탁자의 가장자리에 도달하게 되는 상황이 이에 해당된다. 고전역학적으로는 당연히 구슬은 가장자리를 지나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구슬의 질량이 전자와 같이 작을 경우에는 비록 가장자리에 도달하더라도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고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확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자세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빈번히 일어난다.
4)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사람들은 우리 주위의 물체들을 정확하게 잘 측정한다. 줄자를 이용하여 탁자의 길이를 재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다. 경찰이 속도계를 이용하여 자동차의 속도를 쉽게 측정한다. 거시적인 물체를 측정할 때에는 측정 그 자체가 측정하고자 하는 대상의 고윳값을 변화시키지는 않는다. 그러나 원자 수준에서는 측정자체가 아주 섬세하고 민감한 과정이어서 측정자체가 측정하고자 하는 대상의 값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만약 우리가 전자의 위치와 전자가 진행하는 방향을 알고자 한다면 어떻게 이것들을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것인가 엄청나게 큰 돋보기를 이용해서 볼 것인가 우리가 본다는 그 자체는 빛에 달려있다. 빛은 광자로 구성되어 있고 이러한 광자를 이용해서 전자를 보기 위해서는 광자가 전자에 부딪쳐서 되돌아오는 빛을 관측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광자가 전자에 부딪칠 때에는 광자의 운동량이 전자에 전달되어 전자의 진행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자의 위치는 잘 알지 모르나 전자의 진행방향은 제대로 알 수 없게 된다. 이렇듯 위치와 진행방향을 동시에는 정확하게 측정할 수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하이젠베르크는 이 상황을 특정한 서로 다른 측정들의 짝은 내재된 불확정성이 있다는 말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불확정성은 원자 수준에서의 측정에서 나타난다. 고전역학적 관점에서는 과학이란 사물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능력도 포함된다고 생각하였는데 양자역학이 이것이 불가능함을 보이고 있다.
5) 입자의 스핀
1922년에 Stern과 Gerlach은 고전역학적으로는 전혀 설명할 수 없는 특별한 실험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들의 실험결과는 전자, 핵과 같은 작은 입자들이 내재된 각운동량, 혹은 스핀을 가졌고 그러한 스핀은 양자화되어있음을 보였다. 작은 입자의 스핀은 역시 고전역학적으로는 전혀 설명이 불가한 순전히 양자역학적인 성질이다. 작은 입자의 스핀은 실제로 입자가 어떻게 회전하는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전자같이 작은 입자가 실제로 회전하는지를 알 수도 없다. 스핀이란 단어는 단지입자의 내재된 각운동량을 말하기 위한 수단이다. MRI는 수소핵의 스핀을 이용한다. 수소 핵의 경우 두 가지 스핀 상태가 존재하는데 특별한 상황에서 이들 사이에 전이가 일어난다. 이러한 전이가 일어나는 위치를 파악하여 그 수소핵이 우리 몸의 어디에 있는지를 이미지로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종양은 일반세포조직에 비해 물의 농도가 다르다. 결국 종양주위에는 수소 핵의 농도가 다를 것이고 그것이 이미지로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MRI는 순전히 양자효과인 입자의 스핀을 이용한 장치이다.
3. 양자화학의 응용
화학은 물질과 물질의 변화를 다루는 학문이다. 물질의 구조를 형성하고 화학변화 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전자이다. 그러므로 전자의 운동을 이해하고 잘 기술할 수 있어야 화학적 현상의 근본적 이해가 가능하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전자는 질량이 작은 입자이다. 이러한 입자의 운동은 양자역학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제대로 이해할 수없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말하는 화학결합 역시 전자에 의해 결정됨으로 당연히 양자효과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렇듯 양자역학의 원리를 특히 전자의 운동에 적용하여 물질과 물질의 변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양자화학이라 할 수 있다.
'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자컴퓨터란 무엇인가 이해 및 앞으로의 전망 (1) | 2023.01.06 |
---|---|
우주의 역사 그리고 미래는 (0) | 2023.01.03 |
물리화학이란 무엇인가 미래는 (2) | 2022.12.30 |
분석화학이란 무엇이며 전망은 (0) | 2022.12.28 |
무기화학이란 무엇이며 전망은 어떠한가 (0) | 2022.12.28 |
댓글